이 문서의 목차
농지 매수청구 — 팔리지 않는 땅, 공사가 사 줄 수 있나
1 요약
팔리지 않는 농지를 사 달라고 청구할 권리가 법에 있습니다. 농지 처분명령을 받은 소유자는 한국농어촌공사에 그 농지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고(「농지법」 제11조 제2항), 공사는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매수합니다. 나아가 올해 6월 16일 공포된 개정 농지법(법률 제21798호)이 8월 28일 시행되면, 공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예산의 범위에서 매수하여야 하는 쪽으로 제도가 강화됩니다.
이 글이 향하는 사정은 분명합니다. 나이가 들어 농사를 접어야 하는데, 내놓은 지 몇 해가 지나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는 농지 — 농촌에서는 드물지 않은 상황입니다. 시장이 답을 주지 않을 때 제도가 마련해 둔 길이 두 갈래 있습니다. 하나는 처분명령을 전제로 한 매수청구이고, 다른 하나는 처분명령과 무관하게 은퇴·상속 농지 등을 공사가 사들이는 농지은행의 공공임대용 농지매입사업입니다. 어느 쪽이든 "이 길만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길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선택의 폭이 다릅니다.
2 상세
2.1 시장이 사 주지 않는 농지를, 제도는 왜 사 주는가
이 제도의 뿌리는 경자유전 원칙(헌법 제121조)에 있습니다. 농지는 원칙적으로 농사지을 사람만 취득할 수 있고, 사려는 쪽은 농지취득자격증명 같은 요건을 갖춰야 합니다. 소유의 문을 좁혀 놓은 것입니다. 그런데 문을 좁히면 필연적으로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 팔려는 사람의 매수자 풀도 함께 좁아집니다. 도시의 아파트처럼 "누구나 살 수 있는" 자산이 아니기 때문에, 수요가 적은 지역의 농지는 거래가 성사되기까지 오래 걸리거나 아예 성사되지 않기도 합니다.
제도가 스스로 소유를 제한해 놓고 출구는 시장에만 맡긴다면,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된 소유자는 갈 곳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농지법은 국가 쪽 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를 최후의 매수자로 세워 두었습니다. 소유를 제한한 만큼 출구도 제도가 책임진다 — 매수청구와 농지은행 매입사업을 관통하는 원리는 이것입니다.
2.2 누가, 언제 청구할 수 있나 — 처분명령이 열쇠다
매수청구의 자격은 명확합니다. 처분명령을 받은 농지 소유자입니다(농지법 제11조 제2항). 농업경영에 이용되지 않는 농지는 처분의무(1년) → 처분명령(6개월) → 이행강제금의 단계를 밟는데, 그 처분명령 단계에서 열리는 출구가 매수청구입니다. 이 타임라인과 청문 등 앞 단계의 대응은 전수조사 대응 노드에서 따로 다룹니다.
청구에 별도의 기한이 법문에 명시되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처분명령의 이행기간이 6개월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명령을 받고 일반 매도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미루지 않고 청구 절차에 들어가는 것이 실익에 맞습니다. 여기에는 법이 명시한 안전판도 있습니다 — 매수를 청구하여 협의 중인 경우는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지 않는 "정당한 사유"의 예로 법문에 적혀 있습니다(제63조 제1항 제1호). 청구 절차에 들어가 협의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이행강제금 부담을 덜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한 가지 짚어 둘 것은, 처분명령 단계에는 매수청구 외의 길도 함께 있다는 점입니다. 그 농지를 자기의 농업경영에 이용하거나 공사 등과 매도위탁계약을 체결하면 처분명령을 3년간 유예받는 제도(제12조)가 그것입니다. 매도위탁으로 팔리기를 기다리는 길과 매수청구로 공사에 파는 길 — 어느 쪽이 맞는지는 농지의 상태와 소유자의 사정에 따라 다릅니다.
2.3 가격은 어떻게 정해지나 — 공시지가 기준이라는 것의 의미
현행 법의 가격 기준은 공시지가입니다. 해당 토지의 공시지가가 없으면 개별 토지 가격을 기준으로 하고, 인근 지역의 실제 거래 가격이 공시지가보다 낮으면 실제 거래 가격을 기준으로 매수할 수 있습니다(제11조 제3항). 공시지가는 통상 시세보다 낮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매수청구는 "제값 받고 파는 길"이라기보다 "출구가 막혔을 때 열리는 마지막 문"에 가깝습니다. 이 점을 알고 선택하는 것과 모르고 기대하는 것은 다릅니다.
매수 재원도 법에 근거가 있습니다. 공사가 매수청구 농지를 매수하는 데 필요한 자금은 「한국농어촌공사 및 농지관리기금법」에 따른 농지관리기금에서 융자하도록 농지법 제11조가 정하고 있습니다. 개별 농가의 사정에 좌우되는 민간 거래와 달리, 국가가 조성한 기금이 뒤에 있는 구조입니다.
2.4 8월 28일부터 달라지는 것 — "살 수 있다"에서 "사야 한다"로
지금까지 매수청구의 한계로 지적되어 온 것은 "공사는 매수할 수 있다"라는 재량 문구였습니다. 청구를 해도 공사가 반드시 사 준다는 보장이 없었던 것입니다. 8월 28일 시행되는 개정 농지법은 이 부분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예산의 범위에서 매수하여야 한다"로 바꿉니다. 재량이 원칙적 의무로 바뀌는, 소유자에게 유리한 방향의 개정입니다.
물론 단서가 두 개 남아 있습니다. "정당한 사유"의 구체 내용은 대통령령으로 정해지는데 그 세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예산의 범위에서"라는 한계도 있습니다. 청구만 하면 무조건·즉시 매수된다고 읽을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다만 방향은 분명합니다 — 같은 개정에서 처분명령 자체도 재량에서 의무로 바뀌는 만큼, 제도는 "조이는 대신 출구를 넓히는" 쪽으로 함께 움직이고 있습니다.
2.5 청구는 어디에, 어떻게 — 실무의 순서
창구는 농지 소재지를 관할하는 한국농어촌공사 지사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처분 관련 업무처리 요령에 따르면, 공사는 매수청구를 접수하면 지체 없이 그 내용을 농지 소재지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에게 통지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 청구 접수 사실이 행정청과 공유되는 구조이므로, 앞서 본 이행강제금의 "정당한 사유"와도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청구서 서식과 구비서류의 세부는 지사마다 안내가 다를 수 있어 관할 지사에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이고, 농지은행 대표번호(1577-7770)나 농지은행포털(fbo.or.kr)을 통해서도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공사의 매수 결정과 대금 지급까지 걸리는 기간은 공식 자료로 확인되지 않아 적지 않습니다 — 이 역시 관할 지사 확인 사항입니다.
2.6 처분명령이 없어도 — 농지은행 매입사업이라는 다른 통로
처분명령을 받지 않았더라도, 팔리지 않는 농지를 공사에 파는 길이 따로 있습니다. 농지은행의 공공임대용 농지매입사업입니다. 고령·질병 등으로 은퇴하려는 농업인의 소유 농지, 이농·직업전환자의 농지, 농업경영에 이용되지 않는 농지, 상속농지, 8년 이상 농업경영 후 이농한 사람이 계속 소유해 온 농지 등이 매입 대상으로 안내되어 있습니다. 공사가 이렇게 사들인 농지는 청년농 등 실수요자에게 임대되므로, 소유자의 출구와 신규 농업인의 진입로가 한 사업에서 만나는 구조입니다.
매입 기준은 농업진흥지역 안의 논·밭이 중심이고, 진흥지역 밖 농지는 경지정리·밭기반정비가 완료된 경우 등으로 조건이 붙습니다. 올해 4월 지침 개정으로 배수시설·농로 같은 기본 영농 기반이 갖춰진 농지까지 대상이 넓어졌고, 올해 매입 재원은 역대 최대 규모인 1조 6,138억 원으로 확대된 것으로 보도되었습니다 — 농지 전수조사 이후의 매각 수요에 대비하는 흐름으로 읽힙니다. 절차는 매도신청서와 토지대장·등기부등본 등을 제출하면 관할 지사가 대상 농지 여부와 기준 적합성을 심사해 매입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며, 농지은행포털에서 온라인 또는 방문 신청이 가능합니다. 다만 필지별 매입 가격 산정 기준, 연간 매입 물량, 심사 소요 기간 같은 세부는 그해 사업지침에 따라 달라지므로 관할 지사와 농지은행포털에서 확인이 필요합니다.
두 통로를 나란히 놓으면 이렇습니다.
| 구분 | 매수청구 (농지법 제11조) | 공공임대용 농지매입 (농지은행) |
|---|---|---|
| 전제 | 처분명령을 받은 농지 | 처분명령 불요 — 은퇴·이농·상속 등 |
| 가격 | 공시지가 기준(인근 실거래가가 더 낮으면 실거래가) | 사업지침에 따름 — 관할 지사 확인 |
| 창구 | 농지 소재지 관할 공사 지사 | 농지은행포털(fbo.or.kr)·공사 지사 |
| 특징 | 협의 중 이행강제금 부과 제외 사유, 8.28부터 매수 원칙 의무화 | 매입 후 청년농 등에 임대, 매도 대신 위탁임대 선택도 가능 |
어느 통로든 판단은 소유자의 몫입니다. 급하지 않다면 농지은행에 위탁임대를 맡겨 두고 매수자를 기다리는 길도 있고, 관리 부담을 끝내고 싶다면 매입사업이나 매수청구로 매듭짓는 길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안 팔리니 방법이 없다"가 사실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3 함께 듣기
4 질문과 답변 (QnA)
Q. 팔리지 않는 농지를 국가 기관이 사 주는 제도가 정말 있나요?
A. 있습니다. 두 갈래입니다 — 처분명령을 받은 소유자가 한국농어촌공사에 매수를 청구하는 매수청구(농지법 제11조 제2항)와, 처분명령 없이도 은퇴·이농·상속 농지 등을 공사가 사들이는 농지은행의 공공임대용 농지매입사업입니다. 각각 전제와 가격 기준이 다르므로 본문 표를 참고해 사정에 맞는 쪽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Q. 처분명령을 받지 않았는데도 매수청구를 할 수 있나요?
A. 법 제11조의 매수청구는 처분명령을 받은 소유자만 할 수 있습니다. 처분명령이 없는 상태라면 농지은행의 공공임대용 농지매입사업이 그 자리를 대신하는 통로입니다 — 고령·질병 은퇴, 이농, 상속농지, 농업경영에 이용되지 않는 농지 등이 매입 대상으로 안내되어 있으니 농지은행포털이나 관할 지사에 문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Q. 매수 가격이 시세보다 낮다는데, 그래도 청구할 만한가요?
A. 가격 기준은 공시지가라는 것까지가 법에 정해진 내용이고(인근 실거래가가 공시지가보다 낮으면 실거래가 기준), 시세와의 차이는 농지마다 다릅니다. 일반 매도가 성사될 가능성, 그동안의 관리 부담과 이행강제금 위험을 함께 놓고 견줄 문제이므로 어느 쪽이 낫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 다만 협의 중에는 이행강제금 부과 제외 사유가 된다는 점은 판단에 넣어 둘 만합니다.
Q. 청구하면 공사가 반드시 사 주나요?
A. 현행 법문은 "매수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입니다. 2026년 8월 28일 시행되는 개정법부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예산의 범위에서 매수하여야 한다"로 강화되지만, 정당한 사유와 예산 범위라는 단서는 남습니다. 정당한 사유의 세부는 대통령령으로 정해질 예정이므로 시행 후 확인이 필요합니다.
Q. 매수청구를 해 둔 동안에도 이행강제금이 나오나요?
A. 매수를 청구하여 협의 중인 경우는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지 않는 "정당한 사유"의 예로 법문에 명시되어 있습니다(농지법 제63조 제1항 제1호). 즉 청구 절차에 들어가 협의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부과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개별 사안의 적용은 관할 시군구의 판단 사항이므로, 청구 사실을 행정청이 알 수 있도록 절차를 밟아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상속받은 농지인데 농사를 지을 수 없습니다. 파는 것 말고 다른 길은 없나요?
A. 선택지가 있습니다. 농지은행에 위탁임대를 맡기면 합법적 이용 상태로 소유를 계속할 수 있고, 매도위탁계약을 체결하면 처분명령 단계에서도 3년 유예를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있습니다(농지법 제12조). 상속농지는 공공임대용 매입 대상이기도 하므로, 세금 문제까지 묶어 상속농지 정리 로드맵 노드와 함께 보시기 바랍니다.
Q. 어디부터 연락해야 하나요?
A. 농지 소재지를 관할하는 한국농어촌공사 지사가 시작점입니다. 매수청구든 매입사업이든 서식·구비서류·심사 기준의 세부는 지사 안내를 따르게 되며, 농지은행 대표번호 1577-7770과 농지은행포털(fbo.or.kr)에서도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처분명령 관련 서류를 이미 받았다면 그 문서에 적힌 관할 행정청 연락처도 함께 확인해 두시기 바랍니다.
5 출처
- 「농지법」 제11조(처분명령과 매수 청구 — 처분명령을 받은 소유자의 한국농어촌공사 매수청구, 공시지가 기준·인근 실거래가 하한, 매수 자금의 농지관리기금 융자)·제12조(처분명령의 유예)·제63조(이행강제금 — 매수청구 협의 중 정당한 사유) —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 개정 법률 제21798호(2026.6.16 공포·기본 시행 2026.8.28, 정당한 사유 없으면 예산의 범위에서 매수 의무화) 자구 대조
- 「한국농어촌공사 및 농지관리기금법」 — 농지관리기금(매수청구 농지 매수 재원의 근거)
- 「대한민국헌법」 제121조(경자유전의 원칙)
-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easylaw.go.kr) "농지의 처분" — 처분의무·처분명령·매수청구·가격 기준 해설
- 농림축산식품부 「농업경영에 이용하지 않는 농지등의 처분관련 업무처리 요령」 — 공사의 매수청구 접수 시 관할 시장·군수·구청장 통지
- 한국농어촌공사 농지은행포털(fbo.or.kr)·농림사업정보시스템(uni.agrix.go.kr) — 공공임대용 농지매입사업 대상(은퇴·이농·상속농지 등)·매입 기준·신청 절차, 대표번호 1577-7770
- 보도: "농어촌公, '공공임대 농지매입' 예산 역대 최대 1조6138억 확보"(머니투데이, 2026.5), "농지 조사 시작에 매각수요 대비…농어촌公 매입예산 역대 최대"(서울경제)
- 관련 노드: 농지 전수조사 대응(n-217), 기취득 비자경 농지 처리 선택지(n-212), 상속농지 정리 로드맵(n-211)